AI 리터러시가 당신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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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터러시가 당신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
  • 고선규 일본 와세다대학교 시스템경쟁력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19.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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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인간+AI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생각한다』 (고선규 지음, 타커스, 2019.11)

윗집에는 로봇, 아랫집에는 인공지능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시대가 머지않았다. 우리보다 로봇 활용도가 높은 일본에서는 이미 일상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만날 수 있다. 동경역에는 7개국 언어로 환승역을 안내하는 로봇 세미와 로봇 페퍼가 있고, 시내 중심가에는 로봇 바리스타 카페, 로봇 호텔, AI 꽃집도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I 정치인, AI 화가, AI 닥터 등 고도의 판단력과 감각이 필요한 분야에도 AI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이런 풍경이 일상이 될 것이다.

이 책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는 인공지능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해 보자는 의도에서 집필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증가로 인한 문제는 비록 실업률의 증가만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문제들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런 문제들을 어떤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인가. 인공지능(AI)이 제기하는 문제는 우리들의 일상적 삶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문제가 주는 영향이 나에게, 가족에게,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또 다른 의도는 우리가 인공지능(AI)을 생각할 때, 향후 인공지능이 발전해감에 따라 사회가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이다. 지금과 같이 사람들 간 소득격차가 심해지는 사회가 아니라 로봇이 우리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 줄 것인가. 그러한 사회로 변해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이다. 앞으로의 인공지능사회가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는 ‘우리들 하기 나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본 사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공지능·로봇은 부족한 노동력을 메워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공지능·로봇은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점점 더 진화해 간다면, 우리는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로봇이 단순한 노동이나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하여 맡아 준다면, 우리들은 창의적인 일, 예술적 활동에 전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노동 분업을 하게 된다면, 우리들은 보다 인간적인 활동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현대사회에서 정보화가 급진전되면서 우리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으로 도저히 처리하기 어려운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해결방안을 찾아줄 수도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미래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신용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초래하는 문제점, 불평등의 자동화(Automating Inequality), 남성 우월적 알고리즘 문제(Algocracy) 등 부정적인 측면을 분석하고 있다.  

▲ 2019년 한국정치학회에서 논문발표하는 로봇(NAO). 사진제공=한국정치학회
▲ 2019년 한국정치학회에서 논문발표하는 로봇(NAO). 사진제공=고선규 연구위원

일상에서 만나는 로봇부터 AI 정치인, AI 예술가, AI 닥터…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AI)의 발달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간의 ‘적’으로,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다.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이웃하면서 살아야 할 공생의 대상으로 본다. 이미 공생하고 있는 사례들을 찾아가 현장조사, 인터뷰 등 발품을 팔면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학술적으로 정리하였다. 로봇 호텔, 로봇 카페, AI 후보자의 선거 출마, AI 예술, AI 병원, 자율주행 자동차, 이동 편의점, 이동 무인점포, 무인택배,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로봇이 진행하는 영어수업, 코딩수업 교실 등 AI 사회의 우리들의 일상을 묘사, 분석적으로 정리하였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로봇과 AI의 경제적 측면에 주로 주목해왔다. 개발자나 연구자들이 쓴 AI 관련 저서가 쏟아져 나왔지만, 대개 기술 분석에 초점을 두거나 AI를 경제성장의 수단이나 새로운 산업(일자리)을 창출하는 유망 분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AI를 인터넷망이나 고속도로와 같은 사회적 ‘인프라’로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그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지 논의한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여러 사회문제들, 즉 부족한 일자리나 고령자 부양과 케어 등을 해결할 최적의 수단으로 AI를 인식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AI 리터러시가 우리 사회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라는 첨단기술을 다룬다고 해서 알고리즘 등 기술적으로 복잡한 지식이나 난해한 인문학적, 철학적 쟁점의 이해를 요구하지 않으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기본 철학 하에서 실제 적용되고 시도되고 있는 풍부한 사례들을 제시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인공지능 연구서와는 다르다. 추상적 메시지 중심의 서술이 아니라 철저하게 사례 중심적 접근이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이 책이 다루는 사례들이 막연히 문헌을 통해 간접적으로 서술된 것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꼈던 것들이어서 더욱더 생생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은 규제 거버넌스 등 복잡한 정책 제안이라기보다는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역량을 키우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제고의 중요한 과제를 제시한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추상적인 이분법을 넘어서 사회문제해결 등의 구체적 요구에 부응하고 우리 생활의 일부로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인공지능은 사실상 ‘일상적 AI’, ‘생활 인프라로서의 life intelligence’라고 보고 있다.

▲ 로봇바리스타.  사진출처=한국정치학회
▲ 로봇바리스타. 사진출처=고선규 연구위원

인간과 AI의 올바른 관계 설정부터 사회적 해석, 정책 방향까지

그럼,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인간과 AI의 관계 재설정이다. 현재 우리들은 인공지능·로봇을 지배의 대상(조종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자율적인 ‘액터’로 인정하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신뢰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자연을 소비의 대상이나 경제적 도구라만 인식했기에 온난화 등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로봇과 AI를 단순히 경제성장의 도구로만 소비한다면 동일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서양철학, 근대적 합리주의, 유일신적 인식과는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또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제기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도로에서 실험운행을 시작하는 단계인데도 여전히 도로교통법에서는 자동차 운전의 주체는 사람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이러한 ‘불일치’를 인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장 먼저 우리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간 vs 자연, 인위적 문화 vs 자연 구성물, 인간 vs 비인간(기계), 주체 vs 대상, 근대 vs 전근대, 이성 vs 비이성 같은 이원론적 사고와 인간 중심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 인간과 로봇이 계급적 상하관계라는 인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복종하는 권력관계가 아니라 인간 ⇔ 인공지능, 인간 ⇔ 로봇, 인간 ⇔ 기계, 인간 ⇔ 인공물이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지능이나 판단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새로운 존재)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인공지능을 ‘자율적’ 기계로 인식하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체적 조건이 필요한가?’를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질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다른 경로로 접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고선규 일본 와세다대학교 시스템경쟁력연구소 연구위원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토호쿠(東北)대학교에서 정보과학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공지능(AI), 로봇, IT, SNS 등 기술적 현상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가 주된 연구 분야이다. 서울시 전자정부연구소,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소센터를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전임교수를 역임했다. 논문으로 「AI·Robot은 인간과 공생 가능한 천사인가」 외 50여 편, 일본어 저서로 『인터넷 선거와 정치사회의 변화』 외 10여 권이 있다. 현재 일본 와세다대학교 시스템경쟁력연구소 연구위원, 글로벌리서치네트워크(GRN) 한국 대표 연구위원으로 초고령 사회가 직면한 과제, 4차 산업혁명 사회가 초래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해결하는 사례조사 및 실제 적용·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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