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신을 저버리고 비민주의 온상이 되어 버린 한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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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신을 저버리고 비민주의 온상이 되어 버린 한세대학교
  • 홍숙영 한세대학교·미디어영상광고학과
  • 승인 2020.06.07 18:0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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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수노동조합 - 대학지성 in&out 기획 칼럼]_ 위기의 대학 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율적 공동체인 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한 지적 자원의 공급원으로 그리고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의 보루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시장논리가 대학에 확산되면서 대학(교육)은 물질주의에 빠지고 반(反)지성주의를 양산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 휘둘린 채 정체성과 자율성을 잃고 피폐해진 오늘의 한국 대학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학이 나라의 미래를 만든다. 대학이 변해야 교육이 살며,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교수노조는 대학의 공공성, 민주화, 그리고 교권 확립을 위해 대학현장의 차별, 탄압, 비리 등 부정의(不正義) 사례를 고발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렸다. 그중에는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으로 건너와 의료와 교육, 구제 활동을 한 외국인들도 있었다. 한세대학교는 이방인 선교사의 수고와 크리스찬들의 헌금으로 세워졌다. 그렇게 시작한 학교는 의로움을 실천하고 진리를 탐구하며 사랑을 나누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나날이 발전하며 명실상부 수도권의 4년제 종합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 김성혜 총장은 수십 년 동안 헌신해 온 교직원들의 권리를 짓밟고 외면한 채 20년 동안 장기집권 체제를 굳히면서 대학의 행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언론에서 여러 번 다룬 각종 부동산 연루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대학 최저수준에 해당하는 임금과 묻지마 연봉, 쪽지 인사와 같은 불합리한 인사제도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던 대학 구성원들은 지난 2018년 7월 19일 대학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올해 5월 교수노동조합 지회를 설립했다.

대학노조 출범식에서 김 총장은 “대학의 어려움을 노조와 합심하고 잘 소통해서 전국 대학 중에 노사 관계가 가장 좋은 대학으로 만드는데 함께 할 것”이라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학교 측은 2019년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 노동조합원인 비정규직 청년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해 노동 탄압을 자행하였고 단체협약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외부인과 임시 운전기사로 채용한 촉탁직 비서를 교섭 위원으로 내세우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김성혜 총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7개월째 학교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슬그머니 법인 이사로 취임한 김 총장의 삼남은 임금교섭과 노무관리를 직접 챙기는 등 경영일선에 나서 경영세습을 시도하고 있다. 한세대학교 법인의 구성을 보면 9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 가운데 두 명의 이사는 모자지간이며, 김성혜 총장은 이사이자 총장으로 이사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권력자이다.

끄떡도 하지 않는 권력에 맞서 대학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어 지난 3월 16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총동문회, 보직 교수단 등이 하나같이 내부 구성원으로 교섭위원을 교체하고 노사합의안을 수용하라며 공동 성명서까지  발표하였지만, 이를 무시한 총장은 부총장과 일부 보직자들만 해임하고 대신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보직교수를 새로 선임하였다. 총장의 삼남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대학노조 지부장과 재무팀장을 포함한 일부 조합원을 손해배상으로 고소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총장과 총장 측근 보직자들의 갑질 행각은 땅콩 회항을 상기시킬 정도로 상상 이상이지만 그조차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한 채 살아왔던 교직원들은 이제 노동조합원으로서 당당하게 맞서 싸워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 예상했던 탄압과 비상식, 무책임한 말과 행동이 난무하지만, 진리는 승리할 것임을 믿는다.

“사페레 아우데(sapere aude: 알려는 데 용감하라)”는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한 말로 칸트가 좌우명으로 삼았던 구절이다. 지성에 대한 용기를 뜻하는 이 문구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는 진실을 알기 위해 용기를 내야하며 사학재단의 폐해를 알리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은 사익을 추구하거나 권력을 휘두르는 곳이 아니라 지식과 기술의 습득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품성과 성찰을 배우는 곳이다. 추악한 사학재단의 부패와 비리, 독단과 무책임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구성원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사학개혁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홍숙영 한세대학교·미디어영상광고학과

전국교수노동조합 한세대지회 수석부지회장, 융합스토리텔링 연구소장, 언론중재위원,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토론방송심의위원 역임, 경기도 성평등위원회 위원, 경기도의회 간행물편찬위원, 경기도 일자리재단 홍보위원.
저서: 『스토리텔링, 인간을 디자인하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이론과 적용(공저)』, 『매혹도시에 말걸기』, 『핵심이슈로 보는 미디어와 젠더(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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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대 학생 2020-06-10 23:10:44
타과생이지만 항상 존경합니다.
저희 학교에 교수님같은 분이 계시기에 힘을 얻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교수님!

익명 2020-06-10 15:38:43
한세대 힘내세요 ㅠㅠ

익명ㅇ 2020-06-10 11:54:00
존경합니다 교수님!!

한세대인 2020-06-10 11:45:44
참교수님. 감사합니다 . 응원합니다.

ㅇㅇ 2020-06-10 11:30:55
교수님 언제나 감사해요 용기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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